Look Back to 20th boy

LB20 09. 출구 (出九)

시스나인 2024. 12. 1. 19:19

1. 곡의 기본 정보

ABout 9에 수록된 곡
원본 용량 6,438kb, Mod 일반 사운드 폰트를 사용해 만들었으며, Implus Tracker로 제작함.

- 보컬 샘플링 포함으로 대용량
1999년 컴퓨터 통신 나우누리 자료실을 통해 공개했었음.

작곡 및 시퀀싱 프로그램 - 9oC

 

음원파일

 

9.OUT9.mp3
5.87MB

 

원본소스파일 (윈도우용 모듈음악 시퀀스 MPT를 통해 플레이 및 편집 가능)

 

OUT9.IT
6.29MB

2. 出 九 (Out 9) in 1999 가사

작사, 곡 및 편곡, 프로그램, 기타, 보컬 - 9oC

아픈 시간들이 다 끝나가고 있어 

언제까지라도 너를 바라본다던 

약속은 이젠 더 이상 지킬 수 없어

나는 나의 길을 가야하니 

이젠 수많은 밤이 너에게 고통이 되고 

너의 낮은 더이상 빛이 없다 생각하지 마

이젠 모든 것을 다 바꿔야만 하는거니까



내가 생각했던 세상을 이젠 볼 수 있어 변치 않는 눈빛으로 

많은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 또한 이미 알고 있어 

하지만 난

내가 왜 그렇게 굴레에 갖힌 체로 아파했는진 몰라도

이렇게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눈을 크게 뜨고서

높은 곳으로 가는 출구에 서 있어



내가 남기고 간 모든 것이 울지만

더 이상 널 잡을 순 없어



무거운 욕심의 힘으론 나는 하늘을 날 수 없어

저 높은 곳엔 내가 원한게 없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냥 한번 가고 싶었어

세상의 굴레가 없는 곳으로



저 높은 곳에 내가 원하는게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한번 가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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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뒷이야기 - 즉흥곡이었던 출구

앞서 '구지가'를 통해서 ABout 9이라는 콘셉트 프로젝트의 탄생에 대해서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혹시 놓치셨다면, 이 음악을 들으시고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ABout 9을 만들며 사실상 더 이상 음악을 잡고 있을 개인적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마지막으로 만드는 이 곡에 정성을 쏟아보고 싶었습니다. 구지가의 경우는 한 달 이상이 걸려서 곡을 완성할 만큼 열정적으로 만들었었죠. 

 

사실, 제가 만드는 대부분의 곡은 2,3일 정도 만에 거의 완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끊었다가 가는게 참 애매한 경우가 많아서, 사실상 그 자리에서 큰 가닥은 거의 다 만들어집니다. 나머지는 조금씩 다듬는 것이죠.


사람들은 누가 몇 분만에 곡을 만들었다고 하면 엄청 대단한 천재성을 말하지만 작곡을 해보면, 대부분 좋은 곡들은 영감에 의해 30분 이내에 완성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때로는 4분짜리 곡을 2분만에도 만들죠.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하지만, 결국 도입과 전개, 반복부의 곡 구조를 그리면 실제 창조되는 것은 2분, 그것을 재조합시켜서 4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필 한번 받았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좋은 곡이 나오는 것이 한편으로는 운이기도 하며, 능력이기도 하지만, 엄청나다고 말할 부분은 아닙니다.

실제 연주를 사운드 폰트로 활용

이 곡 역시 즉흥곡에 가깝습니다. 초반부 개 짖는 소리가 들리는 부분은 직접 기타를 앰프 없이 오로지 마이크를 놓고 통기타 연주하듯 노래 부르며 녹음을 한 것입니다.

 

대략적인 전개 정도만 코드로 패턴을 잡고, 그 이후 즉흥적으로 가사와 멜로디를 떠올리며 불러서 완성을 시켰습니다. 몇가지 부자연스러운 부분을 조금 수정하는 게 전부였죠.

 

곡을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다가, 그 즉흥성을 그대로 살려서 초반은 말 그대로 생짜로 녹음 된 것을 도입으로 해서, 중반부터 분위기를 반전해, 편곡을 통한 다양한 악기와 기타 역시 직접 사운드 카드에 연결해서 녹음한 것을 샘플링하여 사용했습니다.

 

4. 출구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 음악을 그만둔다는 결의

ABout 9 자체가 컨셉부터 여러 가지로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 것들이 많습니다만, 당시 ABout 9의 9번째 곡이며 마지막 곡이었던 이 곡은 이제 음악을 그만둔다는 나름의 결의가 담긴 곡이었습니다.

앨범의 구성상 마지막이었기에 '나갈 출(出)'자를 사용했고 9번째 곡이었기에 '아홉 구(九)'를 써서 9로 나간다는 것이었죠. 동시에 출구라는 말 자체가 밖으로 나가는 통로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죠

그러나 실상은 1999년을 통해 꿈으로 가득 찬 행보를 가졌던 저의 20세기의 마지막 90년대를 종결한다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90년대는 특별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미친 듯이 친구들과 게임을 즐겼고, 그 과정에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졌으며, 대학생이 된 이후, 또 어찌어찌하여 그 꿈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또한 현실의 무게로 병역문제를 마쳐야 했고, 그 와중에 취미였던 음악에 있어서 남다른 재능이 있다는 평을 듣게 되고, 실제 몇 가지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었죠. 그렇게 새로운 꿈으로 작곡가를 꿈꾸었지만 녹녹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계속 도전하고, 부딪히기에는 사실 많이 지쳐있기도 했으며, 어쩌면 이 작은 재능이 부질없게 느껴지는 절망감도 맛보았었죠.

 

그래서 이 노래 가사에 담긴 것처럼,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며, 그것으로는 하늘을 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가슴시린 제 안의 아픔을 녹여내었습니다.

 

도전하며, 성취했던 그 순간들이 행복했고, 세월이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내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들을 뽑으라고 하면 90년대에 경험했던 어느 시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완성되지 못한 꿈은 결국 실패가 되었죠

 

포기하는 것은, 어쩌면 도전하던 인생에 대한 출구이기도 했고, 여러번 도전했지만, 결국 아웃!.

 

그렇게 칠전팔기했으나...최종적으로 결국 9번이나 아웃을 당하였기에 나갈 出 자를  영어로 out으로 표현하면 'OUT 9'가 되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뭐가 실패인지, 뭐가 성공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exit 한다. 그러나 한번 날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허우적거려보았다. 이런 곡이죠.

 

5. 50대의 내가 20대의 나를 돌아보며

사실상, 이 음악을 기점으로 사실상 회사를 다니며 한참이 지난 뒤에 다시 작곡을 할만큼 20세기에 만든 마지막 곡이었습니다. 1999와 가장 어울리는 곡이기도 하죠.

나름 취미로 시작했던 작곡을 직업으로 까지 고민했으나, 꿈을 가져보고, 달려 본것으로 만족하며 평범하게 전공과 관련된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었습니다. 그 사이 사랑의 아픔도 겪고, 가톨릭을 받아들여 세례도 받았죠.

도서관에 쳐박혀 열심히 공부한 덕에 무난히 자격증 따고, 졸업 후 어찌어찌 취업해서 주위 사람 중 가장 빨리 승진하고 가장 빨리 결혼하고, 가장 빨리 돈 모아서 집 사고, 그렇게 부모님 도움 없이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본 풍경

이 노래 가사에 나온 의미처럼.... 음악하고 살지 않아도 잘 살아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리 즐겨듣던 음악조차 잘 듣지 않게 되었고, 성공하려면 듣는 음악도 바꿔야 한다고 해서 긍정적이고 밝은 음악만 들었던 시간도 있습니다.

 

나름, 여러 고비들도 많았지만,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적는 순간도 그런 가운데 하나이지만, 잘 살아 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뭐 그리 큰 후회도 미련도 없는 삶입니다. (저희 아내가 들으면 무책임하다 할지도 모르지만)



그리 완성도 있게 만든 곡은 아니지만, 그 당시 저 자신의 감정을 너무나 잘 표현한 가사는 20대의 내가 꿈꾸던 모든 것을 무너트리고 평범하게, 의미 없게 그러나 그 또한 쉽지 않을 일이기에 한가득 주먹 불끈 쥐고 그 높다는 곳을 향해 그냥 가보자는 결의도 담겨 있습니다.

 

30,40대에 이 음악을 가끔 들으면 참 아팠습니다. 그러나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6. 마치며

하루에 한 곡씩, 모두 10곡의 곡을 마쳤습니다. 저는 여전히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10여 년 전 새로 구입했던 기타도 팔고, 이젠 고장 난 우쿨렐레를 즐기며, 그걸로 드문 드문 작곡을 합니다. 그리고 닌텐도 DS라는 휴대용 게임기에 있는 KORG DS10이라는 아주 소소한 신시사이저를 구현한 프로그램으로 취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젠 정말 온전히 그냥 자기만족하며 즐기는 취미로의 작곡이지만, 세상의 모든 글들이 누군가 읽히기 위해 쓰이는 것처럼 제가 만드는 곡도 누군가 들어주길 항상 기대합니다.

 
룩백
“만화를 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림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한 ‘후지노’. “세상에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세상과의 단절 속에 그림만이 전부였던 ‘쿄모토’. 만화를 향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잊지 못할 사계절을 함께한 두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 이야기가 시작된다!
평점
-
감독
오시야마 키요타카
출연
카와이 유미, 요시다 미즈키

LOOK BACK이란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 콘셉트를 기획했던 것은, 어떤 창작이 주는 힘 같은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그 만화를 보며, 위로가 너무 되었으며 아~, 이게 바로 창작이 주는 힘이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만화를 잘 그리지도 못하고,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진 못하지만, 저에게도 창작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게 어쩌면 어떤 이에게는 위로가 되고 어떤 시간을 넘길 수 있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으로 이 곡들을 모았으며, 딱히 요즘의 화려한 사운드에 미치진 못한다 해도, 날 것 그대로 그 시절의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를 했습니다.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이 블로그가 그리 알려지지 않아, 언제 어떤 경로로 전체 곡을 들으실진 모르겠지만, 모쪼록 그 꿈 많던 소년이 느꼈던 짜릿함, 좌절, 그리고 현실에 순응하는 과정

 

그럼에도 여전히 그 시간을 통해 가진 능력으로 지금도, 어떤 순간순간을 넘겨내는 스스로의 응원가를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내 안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

 

시간이 지난 뒤, 그렇게 많은 걱정과 고민들이 다 필요했던 일이었으며, 또 한 편으로 필요치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래도 살아가는 것이며, 저래도 살아가는 것이라면,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시간이 많은 그 누군가라면, 이렇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그냥 해보세요!.

 

당신의 등을 보며, 묵묵히 나아가 보세요. 어떤 삶이든, 너무 걱정할 것 없습니다.

 

우린 모두 죽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삶은 그 삶 자체로 완전하다고 말입니다.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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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Back to the 20th boy

1. 아이의 종소리 in 1996, B.A.S.S vol 1
2. 벌레의 날개 in 1999, 소리마을 Chip Tune Sound
3. Report 1998 in 1998, 소리마을 1998 콘테스트 입상작
4. 세상의 벽 in 1998, B.A.S.S Vol 6
5. 상대성 이론(E=MC스퀘어제곱) in 1998 B.A.S.S Vol.7.5
6. 널 위해서 in 1997 (801band 리뉴얼 버전 in 2006)  
7. 구지가 (九地歌) in 1999, About 9
8. 세상의 벽 메탈에디션 in 2022
9. 출구 in 1999, About 9
0. You don't have Think - 22년 대통령선거 결과 발표 후 군중심리에게 바치는 노래

모든 작사, 작곡 및 편곡 : 9oC

기타 작업
801 - 널 위해서 리뉴얼 사운드 프로그램(큐베이스), main Guitar, 믹싱
김성민 - 구지가 보컬, 코러스
유충란 - 구지가 보컬
9oC - 구지가 보컬, 코러스 / 널 위해서 보컬, 출구 보컬 및 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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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프로그램 - 스크림 트래커 (확장자 S3M), 임펄스 트래커 (확장자 IT), fl-studio (확장자 flp)
사용 장비 - 486 Dx 인텔컴퓨터, 사운드 블래스트, 전자기타(10만 원대 보급형)

 

본 곡의 저작권은 9oC에게 있으며, 무단 사용은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