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Back to 20th boy

LB20 02. 벌레의 날개 (bug's wings) 한계가 만들어내는 창조적 사고

시스나인 2024. 11. 21. 09:48

1. 곡의 기본 정보

BASS와 별도로 실험적으로 도전한  instrument 곡
원본 용량 24kb, 저 용량의 사운드 폰트를 극히 적게 사용했음, Impuls Tracker로 제작함.
1999년 컴퓨터 통신 나우누리 자료실을 통해 공개했었음.

작곡 및 시퀀싱 프로그램 - 9oC

 

음원파일

 

2.벌레의 날개.mp3
5.39MB

 

원본소스파일 (윈도우용 모듈음악 시퀀스 MPT를 통해 플레이 및 편집 가능)

 

BUGWING.IT
0.02MB

2. 뒷이야기 - CHIP TUNE 곡

칩튠곡을 단순히 이해하기 편하게 말한다면, 고전 게임인  8비트 게임기의 게임음악으로 이해하시면 가장 빠를 겁니다. 뭐 슈퍼마리오라던지, 조금 구식의 게임기 방식이죠.

 

실제로 메가드라이브나, 패미콤에서 작곡하는 방식은 앞서 제가 올려드렸던 mod와 거의 유사합니다. 그리고 게임기에는 몇 가지 사운드 분야에 기본기를 갖추었습니다.

 

뭐 예를 든다면 PCM 2채널, FM 사운드 가능 -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한다면 FM음원을 이용한 퀄리티 있는 음악을 제공하며, 동시에 PCM을 이용한 폭파음이나, 사람의 목소리 등을 출력할 수 있다는 것이죠.

 

펄스 부호 변조(PCM) 방식에 의해 표본화된 소리 모형. 악기나 사람의 소리 등을 디지털화하여 녹음하고, 재생할 때는 아날로그 부호로 바꾸어 재생하는 방식의 음원을 말한다. PCM 음원을 가지고 있는 사운드 카드를 사용하면 좀 더 자연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출처 : TTA 정보통신 용어 사전

 

하지만 이것만으로 MOD 음악에서 칩튠이란 장르를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기분적으로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는 것을 지양합니다.

 

즉 무척 제한적인 음원샘플을 사용합니다. 필요하다면 편집을 통해 일부만을 채취하는 것이죠. 그렇게 짧은 프리퀀시를 샘플링 파일로 해서, 구간 반복, 피치 조절, 이중 사용등으로 합성하는 방식을 응용합니다.

 

여기에는 스크림 트래커가 가지고 있던 샘플링(실제 녹음만을 구현한 악기 방식)을 뛰어 넘은 instrument 기능 덕분입니다. 이 기능적인 설명에 시간을 뺒진 않겠지만 간단히 말씀드리면 삐~ 하는 소리를 가지고 여러모로 효과를 부여할 수 있는 소프트 웨어적인 기능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사운드를 여러가지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24kb라는 아주 작은 용량으로 사운드 폰트, 시퀀싱 코드 등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죠.

 

칩튠 사운드는 또 그 나름의 극단적 전자음악의 느낌, 뽕뽕이라고 불리던 오락실적인 감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VST에도 칩튠 사운드를 전문으로 하는 신시사이저들이 여럿 나와 있습니다. - 이제는 이것이 용량적 제약과는 무관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과거에 DATA용량은 비용과 직결되던 것이었습니다. 20MB 하드디스크가 120만원 하던 시절, 8메가짜리 메모리가 20만 원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93년 직장인 초봉이 80만 원도 되지 않던 시절입니다. 컴퓨터 통신 때문에 전화 고지서에 10만 원 단위의 요금 청구서가 날아오는 날에는 빗자루 몽둥이가 날아다녔던 시절입니다.

 

요즘처럼 영화한편을 받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 시대에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용량을 줄여야만 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용량이 크다는 것은 '비용'의 증가와 연결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즘 같이 VST 악기가 대중화된 시점에는 Chip-tune곡 같은 곡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가상악기로 대표되는 사운드 폰트의 용량이 1기가 바이트가 넘을 정도이며, 하나의 음에도 스타카토로 강하게 쳤을 때와, 부드럽게 연주할 때의 다른 음색을 캐치하여 키보드의 터치의 강도를 신호화 해서 적절한 사운드롤 돌출해 냅니다.

 

과거 mod에서는 기타소리, 스트링 소리의 무게감을 갖기 위해 다양한 악기를 좌우에 배치하면서  완급조절을 했어야 했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음악을 만들다 보면 가장 힘든 것이 힘을 빼는 것이며 주연을 앞세우고 조연을 물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vst의 등장으로 이런 것들은 모두 의미를 잃었습니다.

 

그저 악기 하나로 좌중을 압도할 수 있는 퀄리티를 자랑하죠. 하여 칩튠 곡을 만든다는 것은 시퀀싱 테크닉에 있어서 내 실력이 어느 정도다를 보여주는 일종의 과시이면서도, 동시에 제한된 한계에서 다양성을 표현하는 도전과제였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용량 덕분에 업로드나, 다운로드에 전혀 무리가 없었죠. 노력은 그 어떤 것보다 많이 들어가지만, 액면가로는 무척 경제적인 곡이었습니다.

사실상 wav로 표현되던 실제 사운드 이전의 F.M 사운드의 기법을 MOD에 도입한 것으로 작곡 뿐만 아니라, 시퀀스 테크닉(작곡 프로그램 사용 역량)을 자랑하는 지표로 칩튠곡을 아마추어들끼리 공개하곤 했습니다.

사실상 여기서 B.A.S.S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큰 역활을 했던 곡이며, 지금 들어도 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이 음악이 표현하려는 것은 '벌레의 날개' 즉, 천대받는 존재지만, 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맘으로 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소리가 가지는 윙윙거리는 소리를 활용하여 컨셉을 작고 제목을 먼저 정했습니다. BASS 1
드럼 세트와, 현악기, 건반악기등을 모두 표현하느라 기술적으로 상당히 애를 먹었으며,

그 특유의 사운드가 벌레 소리 같아서 곡의 주제를 정한 곡입니다. 

 

3. 벌레도 날개가 있다.

날개가 가지는 이상, 꿈과 같은 표현하며, 동시에 그것이 비록 하찮은 꿈(벌레의 꿈)이라 해도 높은 창공과 밤하늘의 가로등 불빛을 나는 자유로움을 표현하려 한 곡입니다. 벌레가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가 분명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가장 낮은 등급의 생물로 '벌레'를 칭합니다. 그러나 그 벌레가 없다면 생태계는 파멸의 길에 이를 겁니다. 여자들은 벌레를 보면 기겁을 하죠. 남자들 중에도 특정 벌레를 선뜻 잡기에 두려워합니다.

 

그렇게 보면 벌레는 그 크기에 비해 무척 강한 정신적 파워를 가지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벌레는 육체적으로도 무척 강인한 생명체입니다. 그들은 단순하고 조직적인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벌레들이 '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날지 못합니다. 벌레만큼 자유로움을 경험할 수 없지만, 그 날개에 대해서는 문학에 있어서 외면되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날개'라를 단어를 떠올릴 때 떠오르는 것은 높은 창공을 나는 '새'의 이미지 일 것입니다.

 

그러나 벌레도 날개가 있고, 날아다닙니다. 벌새나 잠자리를 날개는 기계공학, 유체역학적으로 무척이나 놀라운 생명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죠. 제자리 비행을 하니까요. 벌레의 날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대단합니다.

 

20대의 저는 내 존재가 어쩌면 벌레같이 하찮은 존재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환경, 능력 여러 면에서 저는 내세울 것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꿈이 있었죠. 물론 그 꿈 역시 누군가에겐 쓸모없는 짓, 그냥 남들처럼 살아라는 말로 무시당할 만한 것들이었습니다.

 

고교시절 교무실에 가서 '너 뭐 될래?'라고 선생님이 질문했을 때, '게임시나리오 작가요'라고 대답하자, '그게 뭔데?'라고 질문하던 시절입니다. 오락실은 단속의 대상이던 시절이었죠.

 

그러나 전 그 꿈을 이루어내었습니다. 비록 그것으로 밥벌이하며 살고 있진 않지만 말입니다. 물론 저에게 음악 또한 그런 것입니다. 음악이 저의 배를 불려주진 않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25년 전 제가 만든 이 곡이 나쁘지 않습니다.

 

다시 만들라고 하면...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

Look Back to the 20th boy

1. 아이의 종소리 in 1996, B.A.S.S vol 1
2. 벌레의 날개 in 1999, 소리마을 Chip Tune Sound
3. Report 1998 in 1998, 소리마을 1998 콘테스트 입상작
4. 세상의 벽 in 1998, B.A.S.S Vol 6
5. 상대성 이론(E=MC스퀘어제곱) in 1998B.A.S.S Vol.7.5
6. 널 위해서 in 1997 (801band 리뉴얼 버전 in 2006)  
7. 구지가 (九地歌) in 1999, About 9
8. 세상의 벽 메탈에디션 in 2022
9. 출구 in 1999, About 9
0. You don't have Think - 22년 대통령선거 결과 발표 후 군중심리에게 바치는 노래

모든 작사, 작곡 및 편곡 : 9oC

기타 작업
801 - 널 위해서 리뉴얼 사운드 프로그램(큐베이스), main Guitar, 믹싱
김성민 - 구지가 보컬, 코러스
유충란 - 구지가 보컬
9oC - 구지가 보컬, 코러스 / 널 위해서 보컬, 출구 보컬 및 Guitar
---------------------------------------------------------------------------
사용 프로그램 - 스크림 트래커 (확장자 S3M), 임펄스 트래커 (확장자 IT), fl-studio (확장자 flp)
사용 장비 - 486 Dx 인텔컴퓨터, 사운드 블래스트, 전자기타(10만 원대 보급형)

 

본 곡의 저작권은 9oC에게 있으며, 무단 사용은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