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20 03.Report 1998 (소리마을 콘테스트 입상곡)
1. 곡의 기본 정보
instrument 곡
원본 용량 306kb, 일반적 MOD음악 표준 용량의 사운드 폰트를 사용해 만들었으며, Impus Tracker로 제작함.
1998년 컴퓨터 통신 나우누리 소리마을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했었음.
작곡 및 시퀀싱 프로그램 - 9oC
음원파일
원본소스파일 (윈도우용 모듈음악 시퀀스 MPT를 통해 플레이 및 편집 가능)
2. 뒷이야기 - 전자기타를 사고, 음악 커뮤니티에서 활동 시작
1997년 6월이었을 겁니다. 제가 제대를 했던 시기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26개월 복무 시기를 24개월인가 2개월 정도 줄이던 시기였는데, 덕분에 딱히 손해를 본 것은 없지만, 혜택도 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이게, 좀 불편한 일은 저보다 입대시기가 늦은 후임이 저보다 빨리 제대를 하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어떤 정책에 있어서 기준이라는게 필요한데, 꼭 그 임계점에서 운명의 갈림이 발생합니다.
저는 해당 사항이 없었고, 제 다음 월부터 적용이 되었던 것이죠.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보니 참, 거시기한 일을 많이 경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기가 참 애매했던 것이 복학을 하기 위해 반년정도 쉬어야만 했던 것이죠.
이 과정에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넘어가겠습니다. 아무튼 제대하는 날 서울 남부터미널 옆에 상가가 하나 있었는데 버스 시간이 좀 남아 들렸다가 악기상을 하나 발견합니다. 그리고 녀석과의 만남!!!!
어우, 지금 봐도 이 칼라 취향은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아요 납득이!. 그러나 오랜 군인 생활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그 악기상 아저씨가 경남분이어서였을까, 아무튼 군생활 내내 알뜰히 월급받아 모은 돈으로 드디어 '전자기타'란 것을 가져봅니다.
이때 임펙트로 디스토션 하나 사고 (산건지 얻은건지는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는 군요), 스피커는 손바닥 보다 조금 컸는데.. 여튼 뭐 건전지도 9v짜리, 아주 독특한 놈을 쓰는 그런 스피커였답니다.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오버드라이브 시게~ 걸어서 징징징 하는 거친 연주를 할 수 있었죠.
그리고 기타와 연결되는 6.35mm 잭을 컴퓨터 사운드카드 마이크와 연결하는 3.5mm 컨버터 잭을 구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지만, 그 잭 하나를 위해 1시간 반이나 버스를 타고 큰 도시로 나가야 했었죠.
여기서, 하나 90년대 군 시절을 보내신 분이라면 저에 대해서 조금 알만한 부분이 하나 있죠. 바로 초극강의 짠돌이라는 겁니다. ㅎㅎㅎ
당시 병장월급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1만 5천원 정도였습니다. (이등병때는 6천원이었나, 7천원이었나. 아무튼 만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요즘 병사들 월급이 100만원이 넘는다던데... 당시 2만원 안되는 월급을 모아서 기타를 사고도, 집에가는 여비까지 쓰고도 얼마 정도 남았었죠. 기타는 가격이 12~15만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좋은 건 아니었죠.
그래도 엄청 기뻤답니다. 매일 부대에서 통기타만 치다가, 전자기타를 연주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주법이나, 여러가지 연습을 요했지만요.
여기서 독학의 한계같은 거랄까. 아무튼 애드립을 연주할 만큼 실력이 늘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크로메틱 연습도 하고, 이정선의 기타교실을 보며 몇가지 그럴듯한 테마도 있긴 했으나, second guitar 플레이어 정도의 역량 이상은 늘지가 않았습니다.
싸구려 기타다보니, 나중에는 변형이 심해서, 힘을 얼마나 줘야 했던지.. ㅎㅎ, 저 기타를 치다고 밴드같은데 놀러가서 좋은걸 치면, 마구 잘 쳐졌답니다. 마치... 운동기구라고 해야 할까. ㅎㅎㅎ
3. IMS(Rol) vs MOD vs MP3
제대후, 컴퓨터 통신에서 소리마을(Sound villige - 약칭 SV)이라는 국내 MOD음악을 공유하던 현재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를 알게 됩니다. 물론 IMS 같은 F.M 음악도 취급이 되었지만, 대세는 MOD였죠.
그리고 이즈음 등장했던 것이 바로 MP2 파일입니다. 거의 신세계였죠. 당시 컴퓨터로 녹음을 하려면 WAV 에디터 파일을 이용해서 입력을 받았습니다.
파일 형식은 WAV 였으며, 4분 정도 녹음을 하면 용량이 거의 200MB 가까웠습니다. 이게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고용량이었죠. 그런데 MP2,MP3 파일은 이것을 3,4메가로 거의 1/50로 줄였던 것입니다.
또한 모뎀 역시 초창기 14.4kbps (초당 14.4k 전송)에서 96년을 넘어서면서 56kbps로 4배가 빨라졌습니다. 가격 역시 낮아져서 보급이 올라가던 시기입니다.
FM음원의 음악의 용량이 MOD에 대비하면 절대적으로 작았습니다. 앞서 Chip-tune 곡인 '벌레의 날개'와 비슷한 10~20kb 정도였으며, ims든 rol 파일이든, 사운드 폰트에 대한 정보가 아닌 오로지 시퀀스 정보만 담고 있으면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악보만 받는 것이죠. 해서 bank (사운드폰트)가 일반적인게 아닌 특수하게 제작된 음악은 작곡가나 편곡자가 만든 음악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것을 일반인은 모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mod는 s3m이든 it 든, 그 파일 속에 시퀀스 정보와 음원 정보가 같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음악파일을 다운받아서 들으면, 원곡자의 의도데로 제작된 음악을 정확히 들을 수가 있었죠.
말그대로 악보와 악기를 같이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렇기에 용량이 FM방식보다는 크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상대적인 것일뿐, 그 사운드의 질에 비교한다면 충분한 가치를 가졌었죠.
물론 MP2,MP3에 비견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건 그야 말로 원곡자체를 디지털화 한 것이었기 때문에 완성형이었고, 지금도 오디오 파일의 표준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3,4메가의 용량은 당시에 적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당시 이동형 저장매체의 대세는 여전히 Floppy disk 였으며, 2DD가 360KB, 2HD가 1.2MB 였습니다. 3.5인치로 가장 작은 것이 1.44MB. 물론 그 중간에 ZIP드라이브라는 것이 등장했죠. 크기는 floppy와 비슷했고, 별도의 드라이브가 필요했지만 용량이 100MB에서 이후 700MB 정도까지 고용량을 담을 수가 있었습니다.
CD도 보급되던 시절입니다 600MB 정도였고 (640으로 기억합니다), CD를 구울 수 있는 CD 라이터를 가지고 수많은 프로그램과 데이터들이 불법 유통되었으며, 짭짤한 수입원이기도 했었죠.
이제 Adlib 만으로는 컴퓨터 음악이 성에 차지 않았고, MP3는 다운을 받는데도 비용이 좀 들어갔으며, 그렇게 받아진 것을 copy해서 유통하기엔 저장매체가 1.44MB가 대세이던 시대인지라, 손쉽지 않았습니다.
뭐 하드디스크를 때서 Copy를 하는 등도 가능했겠죠?. 시디 라이터도 초창기에는 고가였습니다. 물론 어느 순간 모든 CD 드라이브가 Write 기능을 포함하는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지만요.
그러니 컴퓨터 음악의 대세는 MOD 였습니다. (MIDI등은 예외로 두겠습니다. 이건 좀 전문적인 것인지라)
4. 국내 MOD음악의 성지(聖地) 소리마을과의 인연
MOD 음악의 핵심중에 하나는 괜찮은 사운드폰트를 구하는 것이었고, 앞서 설명드렸듯 음악파일 속에 악기소스를 포함하고 있었기에, 이를 통해 손 쉽게 악기를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체계적으로 잘 분류만 해두면 되는 것이었죠. 그러기에 또한 외국 사이트등을 뒤져서 앞선 음악들을 자연스럽게 접해야 했었죠. 악기를 찾기 쉽게 정리를 해둬야 했습니다.
국내에도 여러 MOD 음악을 하는 아마츄어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놀랬던 것은 중학생이었는데, 정말 수준급의 작곡 능력과 시퀀싱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천재들이 가득했으며 배울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1998년 이 소리마을에서 컨테스트를 매회 개최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테스트 할 기회였습니다. 사실상 머리 속에 들어있는 그 어떤 음악을 제가 뜻하는데로 구현하지 못하던 시기였습니다.
뭐 이 점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건반악기를 연주 할 수 있어야 컴퓨터 음악을 하기에 편합니다. (입력 방식이 직관적이믈). 그런 점에서 막상 떠오르는 악상은 있으나, 이것을 프로그램 하듯이 찍다보면 (이 찍는 다는 것이 바로 시퀀싱이라는 용어를 직관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말) 어느새, 느낌이 달아나버리죠.
개인적으로 93년 mod 음악을 처음 접할때 제가 원하던 음악은 New age 음악으로 대표되는 그리스 작곡가 YANNI 같은 웅장하면서도 멜로디가 살아 있는 것이었으나, 능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차츰 MOD를 접하면서 '테크노'라는 장르에 빠져들었으며 또한 N.EX.T의 신해철, X-JAPAN등의 영향, 그리고 트래커가 가지고 있는 TOOL의 특성이 '테크노 락'이라는 장르를 저 나름의 지향으로 삼았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곡이 바로 REPORT 1998입니다.
그리고 그 컨테스트에서 입상을 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진 않지만 10작품을 뽑았으며 그 안에 들었던 것이죠. 당시 세기말 적인 98년의 느낌을 보고한다는 느낌으로 제목을 짓고, 다소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직접 '워아이야잼아이야이야~~' 같은 부분을 직접 녹음해서 악기를 만들었습니다.
도입부는 당시 외국 커뮤니티에서 구했던 샘플링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거기에 제가 선호하던 드럼 세트 악기와 플룻 사운드를 상당히 피치를 낮게 해서, 퍼지는 키보드 소리와 '퉁소' 소리같은 국내 전통악기의 느낌도 넣어서 사운드메이킹에 상당히 신경을 썼던 곡입니다.
여러모로 외국의 테크노 사운드 음악에 근접하려는 노력과 메탈적 사운드와 전통적인 사운드를 결합하려는 시도와 더불어서 나름의 음악적인 실험을 시도하려 했습니다.
그런 노력이 작은 도시에서 홀로 취미생활을 하던 대학생에게 전국구 틈에서 10위 안의 입상을 하게 하는 성과를 얻게 했었고, 무엇보다 저 자신에 대한 확신을 주었던 꽤 의미있는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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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Back to the 20th boy
1. 아이의 종소리 in 1996, B.A.S.S vol 1
2. 벌레의 날개 in 1999, 소리마을 Chip Tune Sound
3. Report 1998 in 1998, 소리마을 1998 콘테스트 입상작
4. 세상의 벽 in 1998, B.A.S.S Vol 6
5. 상대성 이론(E=MC스퀘어제곱) in 1998 B.A.S.S Vol.7.5
6. 널 위해서 in 1997 (801band 리뉴얼 버전 in 2006)
7. 구지가 (九地歌) in 1999, About 9
8. 세상의 벽 메탈에디션 in 2022
9. 출구 in 1999, About 9
0. You don't have Think - 22년 대통령선거 결과 발표 후 군중심리에게 바치는 노래
모든 작사, 작곡 및 편곡 : 9oC
기타 작업
801 - 널 위해서 리뉴얼 사운드 프로그램(큐베이스), main Guitar, 믹싱
김성민 - 구지가 보컬, 코러스
유충란 - 구지가 보컬
9oC - 구지가 보컬, 코러스 / 널 위해서 보컬, 출구 보컬 및 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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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프로그램 - 스크림 트래커 (확장자 S3M), 임펄스 트래커 (확장자 IT), fl-studio (확장자 flp)
사용 장비 - 486 Dx 인텔컴퓨터, 사운드 블래스트, 전자기타(10만 원대 보급형)
본 곡의 저작권은 9oC에게 있으며, 무단 사용은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