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대가 허진호 감독은 기존에 자신의 작품에서 보여주던 오롯이 이야기를 통해 작심이라도 한 듯 수많은 질문을 쏟아내는 심정으로 이 영화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 내부에 전달되는 감정을 음악을 통해서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급스럽게 들려오는 현악기, 그러나 날카롭고 무서운 멜로디는 흐트러지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 그래도 사회의 허리라고 생각하는 그 어떤 계층의 불안을 드러냅니다. 보통의 가족물질적 욕망을 우선시하며 살인자의 변호도 마다하지 않는 변호사 ‘재완’(설경구)과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자상한 소아과의사 ‘재규’(장동건). 성공한 프리랜서 번역가로 자녀 교육, 시부모의 간병까지 모든 것을 해내는 ‘연경’(김희애)과 어린 아기를 키우지만, 자기 관리에 철저하며 가장 객관적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