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영화에 대해서 유일하게 아는 뒷 이야기 중에 하나는 이미 촬영을 마친 지 오래지만, 코로나 등의 문제등으로 개봉이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짧게 한마디로 이 영화를 이야기 하자면 볼만 한 영화이며, 어느 순간 이 주인공들의 사정과 관계에 깊이 녹아듭니다. 그러나 화들짝 놀라게 하는 점은 결국 이게 범죄라는 원칙이 흔들리는 우리 자신. 무엇이 맞다 틀리다 쉽사리 결론 내리기란 솔직히 쉽지 않습니다.
- 평점
- 5.3 (2024.10.17 개봉)
- 감독
- 김민수
- 출연
- 정우, 김대명, 박병은, 조현철, 정해균, 백수장, 유태오, 임화영, 김윤성, 허동원, 유승목, 서동원, 태항호, 이태경, 유나, 이용이, 김대곤, 이해운, 김율호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약간의 심파적인 상황을 엮어낸 큰 의미를 담았다 할 만한 그런 류도 아닙니다. 그저 이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 상황에 대해 과연 어떻게 답을 찾아갈까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영화.
그래서 이 영화는 스포일러를 아는 것이 영화 전체를 관람하는데 제법 큰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온전히 이 영화를 한 번 보시고 제 글을 읽기를 강렬히 추천드립니다.
그럼, 그 이후 별로 대단할 것도 없지만, 묘하게 이 영화 속에서 엮어내는 구조와 이야기적 흐름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고민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우리 인생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삶과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거대한 강물의 흐름처럼 우리 삶과 사회를 흐르게 만드는 전반적인 일들에 대해 담론을 펼칠 수 있는 구석이 있음 수다 떨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영화를 보셨다는 가정아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 매우 단순한 비리 경찰의 마지막 한방
이 영화는 버디 무비의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두명의 주인공 명득(정우 분)과 동혁(김대명)에 의해 이야기는 대부분은 흘러갑니다. 그러나 이들은 비리 경찰이죠. 지역의 범죄 조직의 뒤를 봐주고 약간의 조력도 해가면서 뒷 돈을 받는 인물들이죠.
우리 일상 속에서 이들은 경찰이라기보다 오히려 범죄자보다 더 나쁜 놈들입니다. 이들을 현실에서 단순히 사건의 개요만 보게 된다면 일체의 용납이 되지 않는 악당일 뿐입니다. 그러나 어린 왕자 속의 여우처럼 영화는 그들과 우리 사이에 관계를 형성시키는 길들이기를 시작합니다.
결국 비리 경찰들이 평소 해먹던 금액을 넘어 인생 한방을 노리다가 펼쳐지는 엉망진창 사건사고 수습불가로 치달는 그들의 암울한 결말이 과연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 것인가. 단순히, 그저 나쁜 놈들 모두 다 죽거나 잡혀라!라고 볼 수 없는 관계의 형성이 시작됩니다.
※ 관계를 가지게 되는 순간, 단순한 것은 없다.
부모가 자식의 죄를 원칙데로 벌하는 것은 쉬운 결정일까? 또한 자식이 부모의 죄를 까발리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면서 형, 동생이라 부르며 의리로 뭉치고 친분으로 뭉친 관계는 어떨까요?
이 영화 속에서는 이런 선택적인 부분에 대한 재구성과 질문을 던집니다. 처음은 그저 단순해 보입니다. 한 패로 보이던 관계는 자칫 그들의 의리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손쉽게 무너질 수 있는, 다소 고민이 될 수는 있지만 배신을 한다 해도 하등 문제 될 것 없는 관계들입니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객분들의 이해를 쉽게 돕기 위해 명득(정우 분)과 동혁(김대명 분)은 역활을 담당했던 배우의 이름으로 앞으로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 정우 (명득 역활)
정우는 과거 광역수사대(이하 광수대) 경찰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병원비를 위해 범죄조직의 증거를 대놓고 제거함으로써 광수대에서 좌천되어 지역경찰서에서 근무합니다. 하지만 결국 아내는 죽었고 이제 그의 딸마저도 병에 걸려 엄청난 병원비를 부담하고 있으며, 결정적으로 수술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상태입니다.
경찰의 월급으로 감당할 수 없는 병원비의 수준, 결국 그는 그 지역의 범죄조직의 뒤를 봐주면서 상납금을 받고, 그 모든 돈을 병원비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명확히 범죄자죠. 오히려 경찰이란 이름아래 행해지는 이런 행위는 더욱 가중 처벌 되어야 상식적 옳음이며 정의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의 사정에 놓인다면, 우리는 과연 그와 다른 선택이 가능할까요?
⊙ 김대명 (동혁 역할)
대명은 정우의 후배 파트너입니다. 정우와 손을 잡고 상납금을 나누는 사이죠. 사실상 경찰이면서도 범죄자인 이 둘의 사이는 단순히 이득에만 얽혀있지 않는 점이 보입니다. 첫째, 대명은 정우와 정우의 아이(유나 - 아역배우 김지민)에 대해 연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저 말로써 립서비스의 수준이 아닙니다. 실제로 각자의 몫에서 대명은 자신의 돈을 정우에게 돌립니다. (영화상 구조로 보면 이들의 분배 또한 정우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이라면 그저 권력관계에 따른 순응으로 느껴질 법 하지만, 이 영화 내내 대명은 정우를 정말 친형처럼, 아니 인간 세상에서 친형제라고 하더라도 돈 앞에서는 남보다 잔인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대명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명은 비리경찰이 될 만한 바탕이 있을까요? 답은 No. 물론 그는 고아 출신이기에 비빌 언덕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비리를 저지를 이유로 충분한 감정적 공감이 되지 않는 것은 결국 도박에 빠져있는 그의 삶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그들의 행위에 대해서 이야기적인 서사와 관계를 통해 우리가 뉴스를 통해 접하게 되는 한 줄의 형사 비리로써 단순하게 평가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섭니다.
※ 영화는 얼마나 현실을 반영하고 있을까?
이 영화를 바라보며 이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아수라'를 보면 그 제목처럼 그 도시 속에는 모든 자들이 범죄자 이거나 범죄의 가능성을 가진 이들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합당한 이유를 가진 이도 있으며, 그저 넘치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는 절대 악과 같은 이들밖에 없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육도 중에 '아수라 계'는 싸움이 끊이지 않는 곳이죠. 해석의 나름이겠지만, 사실상 육도라고 말하는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수라도, 인간도, 천상도 6개의 세상을 윤회한다지만 엄밀이 이 모든 것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존재하는 곳이라 봅니다.
과연 우리의 경찰들은 모두 정의로우며 국민의 보호막으로만 존재할까요? 2024년 12월 3일 우리는 대통령이 내란을 저지르는 행위를 보았으며, 오래전부터 검찰의 검사들 일부가 일반인을 간첩으로 조작하는 사건등을 접했습니다.
그럼에도 전체 조직에서 일부 작은 부분이라 생각했던 그런 일탈들이 점점 조직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다가올 만큼 2024년 '검찰'이라는 오히려 정상적인 신념을 가진 이들이 소수이며 다수는 결국 정치검찰의 범주에 들어가서 그들의 수사에 대해 믿음을 잃었습니다.
영화 속에서만 보았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20세기에서부터 영화 속에 등장하던 음모론과 같은 이야기들과, 실제 뉴스에서 펼쳐지던 여러 일탈들은 여전히 존재했었으며 설마 그랬겠어?라는 의심은 이미 이 세상의 곳곳에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다는 암묵적 인정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완전무결한 어떤 상상 속의 존재, 즉 실제 하지 않는 허구를 믿고 있습니다.
저의 결론은 영화 속에 벌어지는 일들은 현실 속에서 이미 충분히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단지 이런 차이일 겁니다. 실제 살인 현장에서 튀는 피와 영화에서 펼쳐지는 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겁니다. 영화는 조금 더 과장되었을 뿐, 그 행위가 그 구조는 이미 존재합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도덕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결코 악마적이지도 비합리적이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때때로는 신과 같이 존엄한 행위도 할 수 있지만, 언제든 악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인간의 광기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도덕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이며, 이기적 선택보다 공동체를 위한 선택이 가장 이기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구현이며, 이것을 어겼을 때는 자비 없는 처벌로써 구조화하는 것입니다. 단언컨대 아주 가까운 시간 안에 이런 알고니즘은 A.I로 충분히 가능하며 오히려 인간의 감정이 개입된 판단보다 정확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잣대를 기준으로 삼으며, 인간적인 판단과 합의를 이끌어 판단하며 결여된 부분을 채워가는 것이겠죠.
결국 우리는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하고 어느 정도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인가? 이 영화 속에 모든 인물들은 원칙이라는 틀 안에서 수 없이 많은 융통성을 통해 원칙이 무너지고 있으며 영화를 보는 우리 안에도 그 마음이 꿈틀거리게 합니다.
이번 리뷰는 여기에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영화가 가진 현실적이면서도 판타지 같은 부분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네이버 영화, 더 킬러스 트레일러 캡처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보통의 가족 리뷰 02. 무엇이 판타지이고 무엇이 현실인가? (스포있음) (2) | 2025.01.05 |
---|---|
영화 보통의 가족 리뷰 01. 당신이 부모라면? (1) | 2025.01.04 |
웹툰 당신의 과녁. 우리 앞에 어떤 불행이 다가올 때. (2) | 2025.01.03 |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02. 현실 속에 판타지 (스포있음) (4) | 2024.12.20 |
더 킬러스(2024) 리뷰. 감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의 확장 (스포일러 포함) (8) | 2024.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