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 Back to 20th boy

LB20 1. 아이의 종소리 (Child's bell)

시스나인 2024. 11. 20. 11:17

 

1. 곡의 기본 정보

BASS vol. 1에 수록된 곡, instrument 곡
원본 용량 47kb, 저 용량의 사운드 폰트를 사용해 만들었으며, Scream Tracker 3.0으로 제작함.
1996년 컴퓨터 통신 나우누리 자료실을 통해 공개했었음.

작곡 및 시퀀싱 프로그램 - 9oC

 

음원파일

1.아이의 종소리.mp3
4.12MB

 

원본소스파일 (윈도우용 모듈음악 시퀀스 MPT를 통해 플레이 및 편집 가능

아이의 종소리.S3M
0.05MB

 

뒷이야기 - MOD로 시작된 작곡, 그리고 B.A.S.S

 

음악을 들으시면서 읽으시면 될 것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MOD 음악이라는 용어가 낯설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93년 초반 한국에 급속도로 알려진 컴퓨터 음악 발전사의 한 축을 차지하는 분야입니다.

 

지금은 여러가지 VST (가상악기)이 등장했고, 다양한 작곡 프로그램들이 사용되며, 미디어를 통해서도 작곡을 하는 모습이 노출되고, 유튜브 등을 통해서도 간접 체험이 가능하죠.

아이의 종소리 사운드 폰트(SAMPLE) 화면

 

그러나 전자음악은 컴퓨터가 만들어지며 초창기 BEEP음과 같은 삐~ 소리로 시작했으며, FM, PCM방식(MOD 음악의 기술적 원천)으로 정리가 되겠습니다.

 

결국 오늘날 MP3며, VST는 PCM 방식이라는 직접 사운드를 녹음해서 출력하는 기본적인 기술적 토대를 벗어난 것은 없습니다. 그저 그 퀄리티가 발전되었고,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변조기술이 발전된 것이죠.

 

아이의 종소리는 바로 그 MOD음악을 토대로 한 원맨 밴드입니다. 당시에는 KATO라는 닉네임을 섰지만, 지금은 제가 저 스스로를 9oC라고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지만, 사실 현실에서의 저의 이름은 따로 있죠.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듯 느껴지지만, 93년부터 저는 제 자신을 이런 닉네임을 통해서 일종의 부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음악을 하나씩 만들기보다 테마를 정해서 앨범 형식으로 공개하고 싶었습니다.

 

BGM을 기반으로 한 뿌리

B.A.S.S라는 원맨 밴드의 시작은 군입대시절입니다. 당시 저는 게임시나리오 작가로 현업에서 일하다가 아직 그 분야가 방위산업체로 인정되지 않던 시절이라, 어쩔 수 없이 군복무라는 것을 마쳐야 했습니다. 93년부터 스크림 트렉커를 통해 취미처럼 즐겼던 MOD 음악.

 

그러나 20대가 되기까지 음악이 제가 주는 의미는 크지 않았습니다. 흔히 좋아하는 대중가요도 딱히 없었을 만큼 그때그때 유행하던 음악을 좋아하던 일반인이였으며, 오히려 평균 이하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

 

하지만 독특한 점은, 게임제작자라는 꿈을 가질 만큼 게임을 좋아했다는 점입니다. 그런 영향때문에 게임음악에 흠뻑 빠져있었습니다. 닌자용검전으로 유명한 TECMO사의 게임음악, 스트리트 파이터로 유명한 CAMCOM 사의 록맨 1,2,3,4의 메인 테마는 알려지지 않은 명작입니다.

 

특히 버블버블로 유명한 TAITO에서 만든 METAL BLACK이라는 슈팅음악의 1STAGE의 BORN TO THE FREE는 여전히 저에게 10대 명곡 중에 하나일 만큼 게임음악이 제 음악의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바탕 속에, 당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단이 '게임'을 즐기는 것 외에는 없었죠. 심지어 카세트 테입에 게임 속 음악을 녹음해서 따로 들을 정도였다는 게 '일반'을 벗어난 행위였습니다.

 

즉 BGM (Back ground music)이 제 음악의 기반이며, 그 매체는 게임, 그것도 8비트와 16비트 게임기 시절의 음악들입니다.

캡콤의 록맨, 타이토의 메탈블랙 (출처 : 록맨 http://heaven2u.com/rockman, 메탈블랙 : https://oldgamebox.tistory.com/)

 

mod로 만들고 싶었던 음악들 역시, 바로 게임음악이었지만, 그것을 구현하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왜냐면, 전 음악에 대해서 무지했으니까요. 그냥, 잘 사는 집에 한대쯤 있던 피아노처럼 컴퓨터로 음악을 다루었던 것이 MOD 음악을 취미로 했던 전부였죠.

 

심지어 존경하던 사람은 국내에서 SNK라는 일본 게임제작사에서 음악을 만드셨던 '남상규'씨 였을 정도였으며, 당시 게임월드라는 국내 1호 게임잡지에서 부록으로 주었던 게임음악 TAPE을 마치 요즘 팬덤처럼 항상 틀어놓고 살았습니다.

 

Basic & Simple Sound의 탄생

그렇게 취미로 시작한 음악에 나름의 재능이 있었던 것인지, 제가 존경하던 남상규와 일할때, 그분에게 제 음악이 괜찮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카피하고 (능력이 되지 않아 겨우 멜로디 정도), 또 그걸 기반으로 제가 듣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통로

 

그렇게 고교시절 게임나리오 작가의 꿈을 대학시절 이루었지만, 병역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그 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죠. 운 좋게 일병 때 기타를 만질 수 있는 여건이었습니다.(엄청나게 운이 좋은 case입니다. 당시 일병이 기타를 만지면... 바로 두들겨 맞는 분위기)

 

교재는 당시 천원에 팔던 최신가요 악보, 군인들은 음악을 들을 자유도 계급에 따라 제한적이었습니다. 사실상 대중가요 테이프를 반입하는 것을 시비 걸자면 걸 수 있었고 자칫 영창을 가거나, 군기교육대로 끌려갈 명분이 되었죠.

 

그 덕분인지 최신가요는 휴가를 다녀오는 사람들 다수가 한권쯤 사가지고 와서, 요즘의 유행가를 익히는 창구였습니다. 그리고 거기엔 기타의 코드와 지판모양이 같이 있었죠. 그렇게 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되며 chord라는 걸 배우게 된 거죠.

 

얼마나 열심히 쳤냐면, 통기타 쳐보신 분은 알 겁니다. 손가락이 무척 아프죠. 반창고로 손끝을 발라가면서 곡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3달 즈음 쳤을 때, "너 기타 2년쯤 쳤냐"는 소리를 들었답니다. 잘 쳤다가기보단 일반인 보기에 그럴싸했다 정도라는 게 정확할 겁니다.

 

이런 화학작용이 왠지 MOD로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제가 가진 실력적인 한계, MOD 음악이 가진 음악적 특성, 주로 테크노, 하우스와 같은 전자음악에 특화 - 이 장르명의 정체성이 집에서 만들고(하우스), 전자악기를 사용한다는 의미(테크노)였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 저장 용량과 느린 통신 속도로 마냥 모든 자원을 활용할 수 없는 제약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Basic and Simple Sound라는 이름, 공교롭게도 줄이면 B.A.S.S로 전자음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BASS와 맥이 닿아 있었기에 팀 명을 정했습니다.

 

말이 팀이지, 사실상 혼자인 원맨 밴드.

 

BASS 1집 '아함'의 뒷이야기

상병을 달 즈음, 짬이 되어 컴퓨터 접근이 가능했습니다. 선임의 터치가 없었고, 의무실 컴퓨터를 사용가능한 조건. 하지만 당시 작곡 프로그램이던 스크림 트래커의 용량이 450kb였으므로 3.5인치 프로피 디스켓 1.2M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용량이었죠.

 

여기에 사운드 폰드에 해당되는 wav 파일 중 그나마 쓸만하면서도 용량이 적은 것을 모아보니 대략 6~10개, 가장 기본적으로 드럼(베이스, 스네어, 하이헷, 심벌) 그리고 베이스, 피아노

 

하지만 음원방식이 악기가 아닌 소리이므로 하이헷의 경우도 open과 close의 음색자체가 달랐습니다. 의무실 컴퓨터는 3.5인 FDD (플로피디스켓 드라이버)가 1개뿐이므로 작곡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동시에 악기파일, 음악을 제작하는 파일이 모두 1개의 디스켓에서 구동되어야 했습니다.

아이의 종소리 시퀀스 화면(Pattern)


화려한 악기 사용이 불가능했습니다. 제약조건은 이것만은 아닙니다. 상병 주제에 컴퓨터를 오래 잡고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즉 치고 빠지면서 파편적으로 작곡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목적은 휴가 때 컴퓨터 통신으로 디지털 앨범을 공개하는 것으로 하고, 당시 추석기간 동안 부대는 훈련등이 아닌 휴일이므로 의무실 컴퓨터를 사용가능 했습니다. (당시 의무실 최고참이 제 동기였다는 이익이 작동!)

 

컨셉을 '아함'이라고 잡았습니다. 하품소리죠. 여러모로 좀 지루할 수도 있다는 밑바탕을 깐 것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컴퓨터 음악이라는 색깔을 드러내었으며 장난스러운 느낌을 더했습니다.

 

그렇게 1996년 10월 추석을 기점으로 3일 동안 꼬박 만든 것이 VOL. 1 '아함'입니다.

 

B.A.S.S (BASIC AND SIMPLE SOUND)
 VOL 1.
 [ A H A M (아 함) ]
 PART 1.
 1. 단칼기사와 박서 (NIFE KNIGHT VS BOXER)
 2. 수 면 시 간 (SLEEP TIME)
 3. 별 똥 별 (COMIT)
 4. 486 DX - 66
    (가사) 노리끼리한 본체 먼지 쌓인 모니터.. 음악 중 굵은 베이스 나옴..
           빠른 처리 속도 뛰어난 컴퓨터
           486-DX 66 멋진 우리 컴퓨터
           486-DX 66 슈퍼 파워 컴퓨터
 5. 우주 용사 A 맨 (SPACE HERO A-MAN)
    (가사) 우주의 용사 A 맨 악당들을 쳐 부순다
           무적 용사 A 맨 정의를 위해 싸운다

 PART 2.
 6. 아이의 종소리 (CHILD'S BELL)
 7. 어디서나 (EVERYWHERE)
 8. 시간 (TIME)
 9. XT-8086

장난 같은 전반 5곡과 어둡고 테크노적 감성을 살린 4곡 중 '아이의 종소리'는 웃는 얼굴로 잠자리의 날개를 떼어버리는 순수의 잔인성을 표현한 곡입니다. 그리고 9곡 중 어떻게 보면 그 제약적인 여러 실험 중,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었다고 스스로 자평하는 곡이 바로 '아이의 종소리'입니다.

 

1집에 사용된 사운드는 결론적으로 총 6개. 톤이 다른 베이스 2종류, 베이스드럼, 스네어 드럼, 클로즈 하이헷, 피아노. 그리고 사운드적인 빈약함을 채우기 위해 하이헷이나 피아노 등의 pitch를 다르게해서 오픈 하이헷이나 심벌, 기타 타 사운드적인 느낌이 나도록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단순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으며, 이는 단지 조건뿐 아니라, 저의 실력의 부족함도 큰 몫을 차지하는 초창기 음악입니다. (물론 이것보다 더 심한 초창기도 있습니다만)

 

뭔가 콘셉트를 잡고, 그것에 따른 느낌적 즉흥성을 조합하며 음악을 만들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것은 일종의 취미 활동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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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ok Back to the 20th boy

1. 아이의 종소리 in 1996, B.A.S.S vol 1
2. 벌레의 날개 in 1999, 소리마을 Chip Tune Sound
3. Report 1998 in 1998, 소리마을 1998 콘테스트 입상작
4. 세상의 벽 in 1998, B.A.S.S Vol 6
5. 상대성 이론(E=MC스퀘어제곱) in 1998 B.A.S.S Vol.7.5
6. 널 위해서 in 1997 (801band 리뉴얼 버전 in 2006)  
7. 구지가 (九地歌) in 1999, About 9
8. 세상의 벽 메탈에디션 in 2022
9. 출구 in 1999, About 9
0. You don't have Think - 22년 대통령선거 결과 발표 후 군중심리에게 바치는 노래

모든 작사, 작곡 및 편곡 : 9oC

기타 작업
801 - 널 위해서 리뉴얼 사운드 프로그램(큐베이스), main Guitar, 믹싱
김성민 - 구지가 보컬, 코러스
유충란 - 구지가 보컬
9oC - 구지가 보컬, 코러스 / 널 위해서 보컬, 출구 보컬 및 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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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프로그램 - 스크림 트래커 (확장자 S3M), 임펄스 트래커 (확장자 IT), fl-studio (확장자 flp)
사용 장비 - 486 Dx 인텔컴퓨터, 사운드 블래스트, 전자기타(10만 원대 보급형)

 

본 곡의 저작권은 9oC에게 있으며, 무단 사용은 금합니다.